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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kits 2004/10/06 16:57 PM 고유주소 | 댓글달기  

    20. 런던 

    diary – 20. London

    정들어 버린 로뎀의 집 식구들과 작별인사를 하였다. 장기투숙자이신 아저씨는 주무시고 계셔서 인사들 못드렸는데 지금도 못내 아쉽다.
    시베리아를 횡단해 자전거로 유럽을 여행한 로뎀지기이신 분은 한편으로는 부럽고 동질감도 많이 느껴졌었는데 헤어지는게 상당히 아쉬웠다. 자기가 여행할 때 쓴 일기 사이트를 알려줬는데 나중에 읽어 봐야겠다.
    http://wowfrance.com/treavel

    그래도 며칠 돌아다녔다고 파리 지리가 익숙하다. 겨우 눈에 익은 도시를 이제 떠나야 하다니. 그런 이유로 빨리 버스터미널에 안착할 수 있었다.

    어제 산 초코바를 까 먹고 앉아있는데 배가 아프다. 아차, 초콜릿을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프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군!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먹을 거라곤 그것 뿐이니…

    체크인은 출발 1시간 전 부터다. 창구의 여직원은 여권을 보더니
    “짐이 많아요?” 라고 말을 하는게 아닌가. 내가 놀랬더니, 3가지 말만 할 줄 안다고 했다.
    “안녕하세요”, “짐이 많아요?”, “감사합니다”
    나는 짐이 2개라고 말해주고 승차권과 수화물 꼬리표를 받았다.
    여직원은 마지막에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물론 나도 똑같이 한국 말로 인사를 했다. 자신의 업무이기 때문이긴 하겠지만 웃으며 우리나라말로 대해준 게 고마웠다.

    차 앞에 도착해 무작정 수화물 꼬리표를 붙이고 짐칸 안쪽으로 밀어넣고는 다른 짐을 보니 이름이랑 목적지가 써있었다. 이런… 그래서 반대쪽 빼꼼히 열리는 문을 열어 꼬리표를 뜯고 다시 기입한 후에 붙였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성급하게 행동한게 부끄러웠다.

    버스는 그리스에서 탔던 버스처럼 2층으로 되있는데 1층은 운전사만 이용하고 뒷쪽은 화장실과 짐칸이다. 2층은 승객칸이다. 경치가 좋을 것 같아 맨 앞자리에 앉았다.
    승객은 많지 않아 내 옆자리에 같이 앉았던 중국인은 불편한지 도중에 뒤로 가버렸다.
    근데 경치를 구경하는 건 좋지만 벌레들이 차창에 부딪혀 터지는 광경을 봐야 하는 것 때문에 좋지 많은 않았다. ^^;

    버스는 3시간여를 달려 까레 라는 항구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려 출국 심사를 받았다.
    다시 차는 그대로 페리 안으로 들어갔다. 배 안에서는 차에서 내려 돌아다닐 수 있다.
    깜박 잊고 환전을 하지 않은게 생각나. 울며 겨자먹기로 환율이 높은 배 안 환전소에서 일단 50£ 만 환전을 했다.

    갑판에 올라가 바닷 바람을 맞으니 그리스에서 이탈리아로 올 때 생각이 났다. 배를 또 타게 되는 구나. 바닷바람에 몸이 날라갈 것 같다. –;
    그 때처럼 상당히 오래 배를 탈 것으로 예상하고 여유를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배가 고파지면 배 안의 식당에서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음식들을 사먹으려고 했다. 근데 배는 1시간 만에 영국에 도착해버렸다. 하는 수 없이 저녁은… 초코바다!

    버스는 배에서 내려와 입국 심사장에 우리를 내려 주었다. 안내방송으로 Luggage 뭐라고 하는데 프랑스어라 제대로 듣지 못했다… 는 핑계고 영어라고 했어도 못들었을 거다.
    어쨌든 입국 카드를 작성해 심사대에서 심사를 받았다.
    몇일간 체류할 건지 출국 비행기 표를 보여주고 여행자라는 것을 말하는 걸로 간단하게 수속을 마쳤다.

    심사대를 빠져나오자 공항에서처럼 화물을 찾는 곳이 있었는데 난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내 짐은 버스에 있다구. 그런데 버스 기다리는 곳에 가보니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었다. 혹시 내가 늦게 나와서 가버렸나. 몹시 당황해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버스에 실었던 자기 짐을 챙겨서 하나 둘씩 나오는 것이었다.
    짐 검사 때문에 버스에서 짐을 내리기 때문에 자기가 챙겨와야 하는 건데 난 모르고 그냥 나와버린 것이다. 다시 들어가려고 하니 그 문은 안쪽에서만 열리도록 되어있었다. 젠장…
    짐 관리하는 직원은 이런 일이 익숙한지 유리창으로 나를 보고는 다가와서 문을 열어주었다. 다시 짐이 나오는 곳으로 가보니 내 가방이 있었다. 자전거는 부피가 커서 그냥 버스 안에 넣어놓았다고 한다. 아 챙피해라…
    고맙다고 말하고 다시 버스로 돌아오니 운전기사가 웃는다.
    내가 제일 늦게 돌아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버스에 앉아 한참을 기다리니 흑인들이 그제서야 심사를 마치고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그 사람들은 뭔가 더 복잡한 심사 절차가 필요한가보다. 조국이 힘 없고 못살아 국민들이 고생하는구나.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다시 버스는 런던을 향해 달렸다. 영국은 차량이 좌측통행이라 적응이 안된다. 내가 운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혼란스럽다. 한시간 넘게 달려 런던에 도착했다. 런던에 도착하자 거짓말처럼 하늘에서는 빗방울이 쏟아졌다. 젠장. 난 뭐 항상 이런 식이지. 아직 숙소도 확실히 정하지 못했는데…
    날은 어둡고 비는 오고 환전은 지폐로만 해 동전전화기를 사용할 수도 없고… 마침 유로화도 사용가능하다는 전화기에서 남은 유로동전으로 전화를 시도했지만 되지가 않았다. 그냥 먹어버렸다. 그것도 3?力?…

    하는 수 없지… 자전거를 조립하고, 베낭에 커버를 씌우고, 비옷을 입고 무작정 달렸다.
    일단 여기 버스 정류장은 남쪽이고 북쪽으로 가다보면 탬즈강이 나오겠지.
    차들이 왼쪽통행인데다 일방통행로가 많고 길이 복잡해 주행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길가 슈퍼에서 내 영원한 동반자 바나나를 사면서 동전을 만들었다.
    전화 박스를 찾아 내가 원래 갈 예정이었던 민박집에 전화를 하니 기계가 받아 음성사서함이 나온다. 그러면서 돈은 꼬박꼬박 떨어지네… 전화가 한통화에 40p, 약 800원이다. 헉. 아까운 내 돈! 하는 수 없이 다른 민박집에 전화를 해 위치를 알아내고 그쪽으로 가기로 했다.

    비는 오고 북쪽으로 달리는데 아무리 가도 탬즈강이 나오질 않는 것이었다. 길 가는 할아버지께 물어보니 완전 반대방향이라는 것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탬즈강은 런던을 동서로 직선으로 가로지르는 게 아니고 S 자를 그리고 있는데 내가 내린 버스 승강장은 남쪽에 있긴 하지만 탬즈강 보단 북쪽에 있었던 것이다. 가이드 북이 흑백이라 물을 구분 못했다, 이런!

    숙소는 런던 동쪽의 Poplar라는 곳이었다. 다시 남동쪽으로 내려와 수십번이나 길을 물어 그 곳을 찾아냈다. 다행히 멀긴 먼데 많이 멀진 않았다.
    왜 GPS를 안썼냐고? 런던 지도를 너무 크게 저장해오는 바람에 PDA가 메모리 문제로 지형을 표시하질 못한다. 몹시 안타까웠다. 이제 마지막 도시인데… 런던에서는 그냥 지도만 의지해서 다녀야 하겠군.

    숙소는 작지만 아담하고 좋았다. 알바생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특히나 이곳은 시리얼이나 빵이 무제한이라 너무 좋다. ^^
    민박집에서 혹시나 저녁을 줄까 하는 마음에 안먹고 들어왔는데 저녁은 없었지만 공짜 시리얼을 가득 퍼먹었다. 아무래도 양이 안찬다. 그래서 50p 를 주고 라면을 끓여먹었다. 초콜렛만 하루종일 먹다가 시리얼이랑 라면을 먹으니 좀 살 것 같네.

    2004년 10월 02일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주방엘 가니 음식을 하는 민박집 주인이 아주머니가 아니라 누나라 깜짝 놀랬다. 서른 중반인데 민박집을 하고 있다고 하니 약간은 어색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반찬도 여느 민박집보다 많고, 밥도 맛있었다.
    어제 비를 맞고 와서인지, 늦게 잠을 자서인지 몹시 피곤해 밥을 먹고 다시 잠을 청했다.

    점심 때 일어나 보니 집에 나 혼자밖에 없었다. 여유롭게 컴퓨터로 그동안 못올렸던 사진을 올리고 인터넷을 즐겼다. 비온 뒤라 그런지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조금 있으니 어제 묵으셨던 노부부와 알바생이 돌아왔다. 영국을 돌아보고 오늘 돌아간다고 하셨다.
    여기 알바생은 어학 연수하러 와서 여기 민박집에 알바를 하는데 여기서 숙식도 해결하고 오히려 돈을 받는다고 했다. 이 정도 조건이면 어학 연수도 그리 부담이 되지 않겠는걸?

    내가 안나가고 있으니 영국에서 OUT하는 사람들은 다들 나가서 관광하기를 귀찮아한다고 한다. 더군다나 나는 본의 아니게 일정에 여유가 있으니…
    마침 노부부께서 쓰셨던 지하철 1일 사용권을 나에게 주었다.

    환전도 하고 야경도 구경할 겸 늦게 민박을 나서 영국 시내를 돌아보았다.
    우리가 말하는 허니문카, 거대한 런던아이London Eye를 보고, 런던의 중심 트라팔가 광장을 거쳐 피카디리 서커스, 쇼핑으로 유명한 옥스포드 거리 까지.
    예술과는 거리가 먼 나지만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표를 예약하러 공연장에 들렸으나 시간이 늦어 구할 수가 없었다. 월요일날 다시 와봐야지.
    환전은 일단 더 버텨보고 하기로 했다. 환율을 좀더 생각해 본 다음에…

    생각보다 지하철 시설이라든지 지하철 차량이 깨끗하다.
    영국이라면 영어English의 본 고장이라 사람들이 하는 말을 어느정도 알아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귀에 들어오질 않는다. 물론 나에게 뭐라고 할 때는 주의 깊게 듣고 관련된 단어가 나올걸 알기 때문에 알아들을 수는 있는데, 지하철에서라든가 거리에서 그들끼리 주고 받는 농담이나 대화가 하나도 귀에 들어오질 않는다. 대략 난감하다…
    그래도 거리엔 그나마 알아먹을 수 있는 문자(영어)가 있는게 다행이다.
    차량 좌측통행만 빼고 다른 것만 본다면 영국에 정말 친근하게 느껴질 것 같은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슈퍼를 찾았는데 이른 저녁인데도 다들 문을 닫아버렸다. 아까 시내에서 사가지고 올걸…

    다시 민박집에 돌아와 오늘도 라면으로 저녁을 때웠다. 50p (1,000원) 짜리 최저가(!) 저녁이다. 길거리에서 파는 샌드위치나 소시지도 3£ 정도이고 맥도날드 조차도 4£ 해서 도저히 선뜻 마음이 가질 않는다.
    그렇게 해서 오늘 쓴 돈 50p. ^^
    영국은 박물관이나 미술관 입장료도 대부분 무료라 숙박비와 식비만 해결하면 그다지 많은 돈이 들 것 같진 않다. 비 안오면 교통비도 안 든다. 근데 불행히도 내일, 모레 일기예보는 비를 점치고 있다.
    또 거기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돈이 나갈지도.. –;

    주말이 끼어서 항공편 예약 변경도 수월치가 않고… 지긍 상황에서 최대한 계획을 잘 짜서 영국을 경험하고 돌아가야겠다.

    2004년 10월 03일 일요일

    일요일이다. 나에겐 7일이 모두 일요일이다. –; 영국 박물관/미술관은 거의 다 무료이고 일요일도 쉬지 않는다. 자! 힘을내 구경하고 오자!

    버킹엄궁 근위병 교대식 관람 실패.

    지하철 1일 패스를 끊었다. 왔다 갔다 왕복만 하더라도 일일쿠폰보다 비싸기때문이다. 얼마든지 타고 내릴 수 있으니 좋다.
    먼저 유명한 버킹엄궁의 근위병 교대식을 보러 갔는데, 겨울 시즌엔 하루 걸러하고 날씨가 흐려도 안한다는 것이다. 군인이 말이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할 건 해야지! 완전 보여주기 위한거잖아…

    자연사 박물관 관람.

    비를 부슬부슬 맞으면서 박물관을 찾았다. 티켓을 검사하지 않으니 오히려 어색하다. 내가 관심있어 하는 공룡과 진화론 그리고 동물, 식물, 인체의 신비 등에 대해 많은 전시물들과 자료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박물관을 다녀보면 뭔가 보더라도 어설퍼 보이고 2% 부족하게 느껴지는데, 해외의 박물관과 전시관을 다녀보면 양은 물론이거니와 질에서 차이가 느껴진다.
    일단은 돌아가서 우리나라 박물관들을 다시 다녀봐야겠다. 잘 비교해봐야지.

    과학 박물관 관람.

    과학 박물관은 자연사 박물관 바로 옆에 있다. 지구, 우주, 에너지, 첨단기술, 수학 등을 주제로 나뉘어져있는데, 약간 애들 수준에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마련되 있었다.
    또 의외로 물리나 수학에 관심이 간단 말이야… 관심이 간다는 말이지 잘 한다는 말은 아니다.

    전쟁 박물관 관람.

    내친 김에 박물관 순회공연을 하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저 멀리 전쟁 박물관에 갔다.
    1, 2 차 세계대전과 각종 크고 작은 전쟁 코너가 모두 다 있었다.
    특히 Band of brothers 나 Saving private Ryan 에서 나오는 D-Day 특별전이 열리고 있어 관심있게 보았다.

    한국전쟁에 관한 코너도 있어 눈길을 끌었는데, 이들에게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일어난 전쟁이 베트남 전쟁 보다 더 비중 없이 다뤄지는게 아쉬웠다. 베트남 전쟁이 더 크긴 했지.
    한국 전쟁에서 인천상륙작전이 연합군의 승리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다시 느꼈다.

    마담터소 관람 실패.

    날이 저물지 않아 다시 지하철을 타고 마담 터소를 찾아갔다. 터소 아주머니는 프랑스 왕족들의 밀랍인형을 만드는 사람이었다. 그 후 그 명성을 이어 실존 인물들의 밀랍인형들이 제작되어 전시되고 있는데, 너무 늦게 왔는지 입장 할 수가 없었다.

    영국은 5시만 넘으면 가게들이 다 문 닫을 채비를 한다. 하는 수 없지 숙소로 돌아가자.

    이틀 연속 저녁을 라면으로 해결했기 때문에 슈퍼에서 다른 음식들을 사먹기로 했다.
    중간 갈아타는 역에서 큰 슈퍼를 찾았는데 역시나 일요일이라고 일찍 문을 닫았다. 영국 사람들은 쉴 땐 확실히 쉬는 구나.

    숙소에 돌아오니 다행히도 주인누나가 김밥을 싸주셨다. 먹을 복이 있네~
    약간 모자란 듯 했지만 밤이라 그냥 잠을 청했다.

    2004년 10월 04일 월요일
    민박집 식구들이 잘 대해 주신다. 너무 잘 대해주셔서 큰일이다. 아침밥을 반 강제로 밥을 두 공기 먹었다. –;
    인터넷 하는 사람이 없어 조금 여유있게 컴퓨터를 할 수 있었다. 사진도 올리고 한국 시간은 오후라서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눴다. 속도 모르고 부럽다네-. 난 죽느냐 사느냐인데. ^^

    경도 0도에 서다.
    그리니치 천문대가 있는 그리니치에 들렸다. 한때 가장 빠른 배였다는 커티 샥 배도 구경하였다.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는 누구나 다 알 법한 국제 표준시의 기준이 되는 곳이다. 여기를 기준으로 동쪽은 +, 서쪽은 – 로 시차가 난다.
    천문대에 들어가기전 PDA에 GPS를 연결하고, 경도와 위도를 측정했다. 조금씩 이동해 경도 0도의 위치에 서서 기념촬영!

    가이드 북에는 천문대가 입장료가 있다고 나와있는데 그냥 티켓만 받아서 무료로 입장 할 수가 있었다.

    별을 이용해 위치를 측정하는 방법이라든가 각종 시계, 천체관측법 등을 볼 수 있었다.
    한국의 해시계도 소개되 있어 기분이 좋았다.

    다시 런던 시내 중심가로 나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예약 했다.
    가장 싼 티켓도 자리가 없어 겨우 예약을 했다. 잘 안 보일거라고 하는데 어쩔 수 없지.

    내셔널 갤러리를 돌았다. 어찌나 큰지 돌았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16세기 이전 까지는 보통 종교와 관련된 성화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바티칸에서 본 그림들도 그렇고 당대의 이름을 날린 다 빈치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의 그림들도 대부분 종교와 관련되 있다.
    그게 점점 시대를 거슬러 오면서 풍경화 인물화 정물화를 거쳐 현대의 추상화까지 오게된다.

    인상이 깊었던 그림은 렘브란트의 자화상인데 34세의 자화상과 63세의 자화상이 벽을 두고 마주보고 있다. 늙은 렘브란트의 얼굴에는 젊은 얼굴과는 다른 무언가가 느껴져 안타까움 같은게 느껴졌다.

    그 거대한 미술관을 다 보고 나오니 다리가 무척 아프다. –;
    내셔날 갤러리 앞은 바로 트라팔가 광장인데 깨끗한 분수와 많은 비둘기들이 사람 보다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잠시 쉬었다가 어제 보지 못했던 마담 터소를 보기위해 길을 나섰다.
    가는 길에 가지고 있던 유로와 달러를 파운드로 환전을 했다.
    치사하게 1유로 동전까지만 바꿔주고 50센트유로 짜리 부터는 안바꿔 준단다. 할 수 없지…
    이게 내 마지막 생활 자금이구나…

    마담 터소는 오후라 그런지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았다. 입장료가 꽤나 비쌌지만, 들어가보니 비싼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에게는 별로 도움도 안되고 감흥도 없는 미니 기차타기, 손님 중 몇명이 직접 참여하는 전쟁 이야기, 천문관 등의 요금이 다 포함되 있는 것이었다. 차라리 다 빼고 싸게 팔지…

    입구에 PDA 가이드가 있다고 써있어 반가운 마음에 얼른 달려가 내 PDA를 보여주니 가이드 프로그램을 내 PDA에 다운로드 받는 게 아니고 거기서 PDA 자체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아쉽네…

    유명 영화배우의 밀랍인형들과 사진을 찍었다.
    제니퍼 러브 휴잇 인줄 알고 사진 찍고 보니 다른 배우였던… 이름 모를 여배우.
    모건 프리먼, 톰 크루즈, 아놀드, 비틀즈, 우피 등등… 신기해서 입이 쫙 벌어졌다.
    실내라 어쩔 수 없이 플래시를 터트려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어서 정말 아쉽다.

    예매한 오페라의 유령 시간을 17:30으로 생각하고 그 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왔다. 간단한 빵과 콜라를 사 트라팔가 광장에서 꾸역꾸역 먹고 시간에 맞춰 가보니 시작시간은 7:30 pm 이었다.
    왜 이렇게 허둥지둥 하는거지…

    하는 수 없이 트라팔가 광장에 돌아와 다른 사람들 처럼 앉아있었다. 요플레 회사에서 판촉행사를 나와 공짜로 나눠주었다. 젠장 숟가락은 왜 안 주는 거야? 날씨가 추워서 잘 흘러내리지도 않네…
    어두워지면서 광장의 날씨가 쌀쌀해져 지하철로 피신했다. –; 일일 무제한 표라 출입은 문제가 없고 다만 지하철은 공기가 안 좋은게 그냥 봐도 딱 보였지만 추운 것 보단 나았다.
    그렇게 시간을 버티다 19:30 분이 되어 다시 뮤지컬 극장으로 향했다.

    처음 보는 뮤지컬.
    문화생활과는 거리가 먼 나는 뮤지컬을 상당히 비싼 돈을 주고 본다는 걸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뮤지컬의 고장이라는 런던에 와서 한번 보고 가자 하는 마음에 별 기대 없이 들어왔는데, 뮤지컬이라는게 상당히 매력있는 볼거리라는 것을 느꼈다.
    웅장한 음악과 상상을 초월하는 무대효과 같은 것들이 비록 언어는 달라 이해는 힘들었지만 그런 것들을 감수하더라도 감동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막이 내리고 오케스트라가 마지막 음악을 멈출 때까지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박수를 쳐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장 싼 내 좌석 옆으로 모두 한국인 여행자들이 앉았는데, 정석 여행 코스로 런던으로 들어오신 분들이라 여행 막바지인 내가 여행 잘 하시라고 조언을 좀(!) 해주었다.

    타워 브릿지 야경.
    런던 탑과 함께 있는 타워브릿지는 안에 들어가 볼 수도 있지만 밤에는 그냥 야경만 볼 수 있다. 지하철에서 내려반대편으로 걸어가 야경 사진을 찍었다.
    강가로 데이트 나온 연인들이 염장을 지른다. 한 중년 커플은 거리의 악사 음악에 맞춰 노골적인 춤을 춘다. 저건 추태야…
    밤이고 강가이다 보니 바람이 몹시 차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슈퍼마켓에 들렸으나 역시 문을 닫았다. 시간이 11시가 넘었으니…

    오늘도 하루종일 강행군이 었다. 숙소에 돌아오니 다들 하루를 마감하는 분위기다. 우유를 한잔 마시고 느긋하게 인터넷을 늦게까지 즐겼다.
    집이 아니니 그 역시도 아주 편하지만은 않다.

    2004년 10월 05일 화요일
    숙소의 아침은 항상 분주하다. 말 많은 주인 누나의 목소리와 도마 칼질 소리에 잠이 깨 아침을 맛있게 먹었다.
    어제 늦게까지 안 잔 탓인지 아침을 먹고도 잠이 와 다시 자리에 누워있었다.

    점심 때가 되서야 일어나 씻고 아예 점심까지 토스트로 해결하고는 길을 나섰다. 어쩌면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영국 박물관이다.
    돈을 주고 투어를 받을까 하다가 여기 민박집에서 7£ 짜리 가이드북을 발견했기 때문에 ^^ 그냥 그 책을 들고 가서 돌아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크기로 보면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이 훨씬 큰 것 같다. 근데 동선으로 따지면 영국 박물관이 훨씬 덜 복잡하다.
    역시나 유럽의 역사는 그리스/로마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여기엔 페르시아와 중국 등의 아시아 문명에 대해서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한국관도 따로 마련되어 있지만, 한국인인 내가 보기엔 한국적인 뚜렷한 색체가 없는 듯 했다. 하긴 여기는 한국을 알리는 곳이 아니고 한국의 유물들을 전시해 놓은 곳일 수도 있으니까…
    대부분의 불교, 화폐 등의 아시아 유물들이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을 기준으로 설명되 있어 아쉬웠다.

    별다른 계획 없이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정말 마지막이라 그런가… 아니면 체력이 소진된 건가? –; 만사가 귀찮고 힘이 빠진다.

    오늘은 이른 시각이라 갈아타는 역의 슈퍼가 문을 열었다. 막상 살 것도 없었다.
    나의 친구 바나나와 오늘 저녁에 먹을 통닭, 샐러드. 내일 안나가고 버티면서 먹을 스파게티 등을 샀다.

    막상 집에 와보니 출장와 묵고 계신 아저씨 두분 외엔 아무도 없었다. 아저씨들은 통닭을 안드신다고 하셔서 하는 수 없이 혼자 통닭 분해 작업에 들어갔다. 다리 하나 쯤 남았을 무렵 아저씨들이 내려오셔서 저녁을 해 드시는데, 얼떨결에 나도 끼어서 우동이랑 빵, 과일을 먹었다. 아저씨들 말 대로 만찬이었다.

    나이가 지긋하신 아저씨 말씀이 자기가 졸업하고 힘든 일을 하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나는 지금 네가 들고가는 짐이 무척 힘들어 보인다. 남은 60년 동안 못 들고가겠으면 놔버려라. 단 들 다른 짐이 있을 때 놔라’
    결국 아들은 직장을 그만 두고 편입을 했다고 한다.
    나는 평생 들고갈 다른 짐을 만들어 놨는가. 아저씨들은 젊은 나이에 여행하는 것이 용감한 일이라고 칭찬해 주었지만, 정작 나는 이룬 것이 없다.

    급할 거 없다. 차분히 생각하자. 지금도 늦은 게 아니다.

     
  • ukits 2004/10/01 08:07 AM 고유주소 | 댓글달기  

    18. 니스, 모나코 

    diary – 18. Nice

    2004년 09월 29일 수 17:24
    니스역 파리행 야간기차를 기다리며

    27일 저녁, 야간 쿠셋 열차를 타고 니스로 달렸다. 나는 혹시나 내가 발냄세나 나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여긴 암내 나는 사람이 그리도 많다. 프랑스 뿐만이 아니라 전 유럽이… 내 발냄세는 같은 칸을 쓰는 누군가의 암내에 뭍혀버렸다.
    프랑스 흑인 여자도 한명 있엇는데, 폐쇄공포증이 있는지 몸이 원래 더운지 문을 못닫게 한다. 왜 그런지 설명을 하고 부탁을하면 기쁘게 받아들이겠는데 무조건 플리즈 플리즈 하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요구를 하길래 기분이 나빠졌다. 난 추워죽겠는데…
    그래서, 새벽에 화장실 갔다오면서 닫고 자버렸다. 니스에 도착할 때가 되 일어나보니 다른 역에서 내렸는지 아무도 없었다.
    해변을 따라 달리는 아침 열차 창에 서서 일출을 감상했다.
    같은 기차를 탄 한국인 커플을 만났는데, 영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저번에 피렌체에서 만난 커플처럼 맨날 싸우는 것 같지만 무척 부러웠다.

    지중해 휴양도시 니스는 대도시 파리처럼 정신없지 않고 한산해 보인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해변으로 걸어나가 경치를 감상했다. 이게 그 유명한 니스 해변이구나…

    피자 한조각으로 아침을 때우고, 니스의 민박집을 알아보기 위해 PC방엘 들렸다.
    유럽엔 국제전화를 저렴하게 할수있는 폰샵에 인터넷 시설이 붙어있는게 대부분인데 니스엔 게임하는 목적의 PC방이 있었다. 그런데 시간당 5??. –; 우리나라에서 처럼 밤을 세가며 게임은 못하겠구나.
    한글 문제로 제대로 민박집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냥 역 인근에 호텔을 잡았다. 호스텔이 꼭 나쁜건 아니니까.

    몬테카를로에서 할로우처럼…
    move like Halo in Monte Carlo and…
    할로우가 누군진 모르지만 그 노래 처럼 나도 몬테카를로에 있었다. 니스에서 숙소를 잡고 나서 점심 때가 넘어서 도착한 모나코는 정말로 다른 세상처럼 느껴졌다. 세금도 없어 부자들이 많고 5월엔 도로 막고 레이싱 열린다. 도시가 상당히 작지만 깨끗했다. 나라 자체가 걸어서 한바퀴 돌 수 있을 만큼 작다.
    걷다가 발견한 굵은 모래 해변의 물은 카프리의 물처럼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고, 해수욕장인데도 팔뚝만한 고기들이 헤엄친다, 들어가고 싶다는 욕구에 옷을 벗어던지고 잠시 수영을 즐겼다.
    여자들도 웃통을 훌훌 벗어제끼고 일광욕을 하는데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져 별다른 감흥이 없다. –;

    돌아오는 기차에서 다시 그 커플을 만났다. 같이 모나코에 있었었나 보다.

    숙소에서는 같이 방을 쓰는 켄과 알렉스를 만났다. 알렉스는 일본계 미국인인데, 이야기가 잘 통했다. 유럽을 마치고 이집트 까지 갈거라고 한다. 한 서너달 쯤… 대단히 긴 여행이네. 김치와 밥을 좋아한다길래 파리에 가면 찾아가 보라고 내가 파리에서 묵었던 한인 민박집 주소를 알려줬다.
    다음날 일찍 나간다더니 나보다 더 늦게 일어났어. ^^

    뭔가 슬픈 꿈을 꾸었는지 자다가 울었다.
    여행을 시작한 후로 숨어 있던 감성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한국은 추석 연휴가 한창일테지…
    침대 위에서 동쪽을 향해 절을 두번 올렸다.

    폰샵에서 사진을 올리는데 너무 느려 엄청 오래 걸린다. 하는 수 없이 중요한 사진만 올리고 나왔다.

    니스의 해변에서 여유를…
    니스의 자갈 해변에서 As one 의 I’ve never been to me 를 들으니 기분이 정말 좋아져 웃음이 절로 났다. 그래, 내가 해보고 싶었던게 이거야!
    결국 여기서도 참지 못하고 수영을 잠시 즐겼다. 옷을 갈아입을 곳이 없어 그냥 바지만 입고 들어갔다가 나와서 그대로 말렸다.
    그렇게 음악을 들으며 누워있으니 마음이 무척이나 여유로워진다. 살이 더 타면 안되는데…

    니스 시내를 한바퀴 돌아 역에 매우 일찍 도착했다. 볼게 그리 많지 않아 시간이 많다는게 정말 좋다.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우체국을 발견하고 마지막이 될 엽서를 전에 다니던 회사에 부쳤다. 여긴 우표가 좀 비싸군… 0.90??.

    기차가 연착되었다. 파리 반대방향 쪽에 사고가 생겼는지 열차가 오질 않는다. 파리 쪽에서 도착한 열차도 더 나가지 못하고 역에 머물러 있다. 결국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열차가 도착하고 파리로 갈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 말 하길 쿠셋 칸도 자주 타면 내 집처럼 편하다는데 가끔 흔들리는 것 만 빼면 괜찮은 잠자리다. 짐도 많지 않아 걱정없이 푹 잘 수 있었다.

     
  • ukits 2004/10/01 08:06 AM 고유주소 | 댓글달기  

    19. 파리 2 

    diary – 19. Paris 2

    2004년 09월 30일 23:25
    파리 민박.

    원래 아침일찍 도착하게 되어있던 열차는 어제 연착된 이유로 10시가 넘어서야 파리에 도착하게 되었다.
    나는 일정에 여유가 있어서 다행이지만, 곧바로 갈아타야하는 사람들은 문제가 있을 것 같았다. 철도회사 측에서는 그래도 아침 도시락을 준비해서 나눠주었다. 크흑, 덕분에 아침 값 굳었다. 나야 늦게 도착한 건 상관이 없으니까. ^^ 대기실에 앉아 빵과 밥 도시락을 먹었다.

    내가 내린 오스텔리츠역에서 베르사유로 가는 지하철이 있어서, 짐을 맡겨둔 숙소에 들리지 않고 바로 베르사유로 가기로 했다.
    또 RER(지하철)역에서 한국인 2명을 만났다. 일행은 아니고 어쩌다 보니 같은 숙소 같은 침대(?)를 쓰게되 같이 베르사유에 가기로 하고 길을 헤메고 있었다고 했다.
    결국 이 분들하고 오늘 베르사유를 같이 돌아다니게 되었다.

    베르사유는 루이 13세인가 14세인가 하고 마리 앙뜨와네뜨하고 많이 들어본 사람들이 살았던 궁전인데 궁전도 궁전이지만, 그 앞에 펼쳐진 정원이 사람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우리 셋은 베르사유 궁은 오후 3시 30분이 넘으면 입장료가 2.2?? 할인되므로그돈을 아끼기 위해 정원을 먼저 구경하고 오후에 궁을 보기로 했다.

    그 정원은 갖가지 모양으로 길이 나있고 수 많은 조각들로 꾸며져 있는데, 우리들은 ‘여기서 즐겼단 말이지, 왕이 좋긴 좋구만’, 이렇게 중얼거리며 구경을 하였다. 정원을 벗어난 더 멀리에는 엄청난 크기의 십자가 모양 호수가 있는데 얼마나 큰지 운하라고 불렸다. 그 둘레를 속보로 한바퀴 도는데 한시간이 걸렸다. –;
    다리가 무지 아프고 배가 고파왔지만 민박집에 들어가 공짜로 주는 밥을 먹기위해 참고 버티며 베르사유 궁 까지 모두 관람을 했다. 이것이 바로 헝그리 정신!
    사실 뭐 궁이라고 해서 특별히 볼 건 없었지만 그 화려함에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과 노예가 동원이 되었을까.
    결국 이 궁전의 주인공은 벌을 받았는지 처형당했지만, 화려하고 부족한 것 없는 삶 뒤에 처형이라면 그렇게 불행할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까지 해본다.

    돌아오는 길에 그들과 헤어지고, 숙소로 돌아왔다. 큰일났다. 이곳 민박집이 집처럼 정겹게 느껴진다.

    여기 민박집에서는 사람들이 금방 친해진다. 아마도 여행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처음 만난 다른 두 분과 까르푸에 가서 장을 보았다.
    망해버린 광주의 까르푸 생각이 났다.
    나는 거기서 .44?? 짜리 2l 콜라와 6개 들이 초코바를 샀다. 콜라는 까르푸 기획상품인데 신기하기도 하고 양도 많아서 삿다. 저녁에 다른 분께서 과자를 내놓으셔서 콜라를 사람들하고 나눠먹었는데 아직 반이 남았다. –;

    프랑스, 이태리, 독일… 유럽의 강대국들은 다들 정복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런 근성의 사람들과 문화들과 유적들을 감상한 다는 것이 신비하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온순하고 침략적인 성격을 가지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의 정서로 이해하기에는 거부감이 많이 든다.
    다만 독일은 자신들의 역사를 반성하고 있고, 기념관 등을 남들고 무료로 개방해 과오를 씻으려 하고 있는데, 프랑스나 이태리는 약자들에게 강탈해오거나, 그들의 노동력과 힘을 이용해 제작한 유적들로 돈벌이를 하고 잘 사는 것이 왠지 아니꼬와 보인다. 특히 내가 처음 이들 나라에 와서 이 나라 사람들에게 느꼈던 이질적인 감정들이 무조건 틀린 것만은 아닐 것이다.

    내일은 영국행 배를 탄다. 비행기 표가 걱정되긴 하지만 마지막 여정을 보낼 영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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