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s from 5월, 2004 댓글 스레드 토글 전환 | 키보드 단축키

  • ukits 2004/05/31 01:32 AM 고유주소 | 댓글달기  

    웃어라, 웃어라 

    웃어라, 온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 것이다…

    영화, 올드보이 中

     
  • ukits 2004/05/09 00:21 AM 고유주소 | 댓글달기  

    향수 – 정지용 

    향수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여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안헤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도란거리는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 ukits 2004/05/09 00:20 AM 고유주소 | 댓글달기  

    참회록 – 윤동주 

    참회록

    •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으로 살아왔는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한다..
    —-그때 그

     
  • ukits 2004/05/09 00:12 AM 고유주소 | 댓글달기  

    내 마음은 – 김동명 

    내 마음은

    • 김동명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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